(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분명 공포 장르라고 했는데 웃음이 나오는, 코미디 같은 '아메바 소녀들'이다.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감독 김민하)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공포를 그린 이야기로, 영화감독을 꿈꾸는 고3 지연(김도연 분)이 우연히 저주받은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하며 시작된다.
여기에 인서울 방송연예과를 목표로 하지만 '올 8등급'이라는 터무니없는 성적표를 받고 좌절하는 은별(손주연), 촬영 감독을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지만 안타깝게 하위권에 머무르는 현정(강신희)이 귀신을 상대로 이기면 '수능 만점'이 가능하다는 유혹에 결국 발을 들인다. 2학년 민주(정하담)는 언니들을 위한 용병으로 합류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이라는 흔한 설정이지만 낡은 캠코더 영상으로 시작해 몰입감을 높이고, 중간중간 은별의 '브이로그'를 활용한 숏폼 문화의 반영으로 신선함을 더한다. 특히 8년째 그룹 우주소녀로 활동하고 있는 손주연의 '아이돌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
김도연은 '오마주', '클리셰' 등의 단어 뜻을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고 첫 스크린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끈다.
독립영화계의 슈퍼스타 정하담은 시간이 꽤 지난 뒤 으스스하게 등장하지만 묘한 한본어(한국어 일본어)를 사용하고, 예상치 못한 날것의 CG를 소화해 웃음을 유발한다. 고규필, 전소민, 양치승, 이준혁의 깜짝 등장도 포인트.
또 주목할 점은 생각보다 개그 요소가 많다. 고3들에게 대학 입시만큼 무서운 게 없는 탓일까, 숨바꼭질이 시작된 초반까지는 호러 영화다운 긴장감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 진행될수록 코미디가 된다.
네 명의 여고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줬던 귀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처럼 대척하면서 마치 다섯 번째 등장인물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
정통 호러를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전개지만, 공부를 못하는 '아메바' 소녀들이 입시 스트레스가 오죽했으면 귀신과의 싸움을 선택했을지 '웃픈' 상황에 잘 녹여내 가볍게 볼 수 있는 호러 코미디 장르를 완성했다.
호러 속에 코미디를 담고 싶었던 감독과 스크린에 도전하는 신예들이 만나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서늘해진 날씨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기에 잘 어울리는, 또 치열한 경쟁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오는 6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사진 =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