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배우 류승룡은 자타공인 ‘코믹 연기’의 대가다. 1000만 고지를 넘어선 영화 ‘극한직업’은 물론이고 ‘장르만 로맨스’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특유의 소시민적이고 능글맞은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신작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저도 코믹 연기를 좋아해요. 보람이 있는 것 같거든요.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어떤 공정을 거쳐서 콜드브루 한방울이 나오는 것처럼 힘든 현장에서도 우리끼리 만들어낸 웃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는 건 상상만 해도 기분좋은 일이니까요. 이번에도 장인의 정신으로 임하고자 했어요. 역시나 어려웠고, 감독의 설계, 호흡, 씬에 대한 목적 등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감독과 접점을 찾으려고 했죠.”
류승룡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아마존 활명수’로 진선규와 웃음을 주기 위해 분투한 촬영기와 ‘극한직업’ 이후 2탄 제작에 대한 희망도 아주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맑고 고운 사람 ‘진선규’, 정말 대단한 배우죠”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류승룡은 ‘극한직업’ 이후 진선규와 또 한번 손발을 맞춘다.
“진선규는 사람 자체가 맑고 고와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어서 전 ‘진선규테라피’라고 부르거든요. 미소만 봐도 마음이 맑아지니까요. 최근까지 선규가 출연한 연극 5편을 봤는데,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느껴졌어요.”
영화 ‘아마존 활명수’ 속 류승룡(가운데).각본을 맡은 배세영 작가와는 벌써 세번째 호흡이다. ‘극한직업’ ‘인생은 아름다워’ 그리고 ‘아마존 활명수’까지, 이제는 배작가와 찰떡 케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세영 작가의 글은 엉뚱한 발상으로 시작하지만 끝으로 가면 결국 땅에 닿아있는 이야기예요.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가 아마존으로 가 궁사들을 데리고 국가대표로 만든다? 영화적으로도 발칙한 발상이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빠, 남편, 엄마, 아내 등의 친근한 캐릭터가 작품의 코어로 작용하면서 따뜻한 메시지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극한직업’ 2탄? 정말 다시 하고 싶죠”
‘극한직업’은 그에게서 떼어놀 수 없는 필모그래피다. 2탄 제작 가능성을 묻자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그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서 저희도 2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이동휘는 무리한 마음으로 2탄이 제작된다면 노개런티로 출연하겠다고 했지만, 전 그렇게 하진 않을 거고요. 하하. 다만 키를 쥔 사람들이 잘 열어줬으면 좋겠어요. 3년 전부터 계속 ‘2탄 하자’고 말해오고 있는데, 멤버들 모두 같은 마음이거든요. 당시 즐거웠던 현장도 다시 겪고 싶고, 그때보다 더 좋은 아이템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만약 제작하게 된다면 보답하는 마음으로 감사하게 하고 싶어요.”
또 하나, 그를 스타대열에 오르게 한 ‘7번방의 선물’에서 딸 ‘예승’으로 나온 갈소원과 계속 이어오는 친분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여섯살인 아이가 이젠 수험생이 됐어요. 해마다 만나는데, 그 친구는 지금 제주도에서 시골학교를 다니고 있거든요. 그래서 시사회에 왔을 때에도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선물도 엄청 가져와서 제게 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어요. 이제 대학에 들어가면 좋은 선물을 해줄 때가 되었는데, 어떤 걸 선물로 줄까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아들만 둘이라서 갈소원이 진짜 딸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너무 비싼 가방을 사달라고 요구하면 어떡하죠? 하하하. 그럼 자연을 생각해서라도 에코백으로 얘기해봐야겠는 걸요.”
아주 어린 아역과도 친분을 이어오는 그에게 후배를 꾸준히 챙기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전 김혜수 씨에게 배웠어요. ‘7년의 밤’ 촬영 때 제작사 이름으로 커피차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 알고보니 김혜수 씨가 보낸 거였더라고요. 다른 현장에서도 그렇게들 보냈다고 하고요. 그런 베푸는 마음을 배워야겠다 싶어서 저도 더울 땐 시원해지게 하고, 추울 땐 따뜻해지게 할 수 있는 마음을 전달하려고 한 것 뿐이에요. 배우들 중 연을 맺은 친구들에게도 제가 받은 걸 베풀고자 했고요. 그러면서도 선배가 된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고 느끼는데요. 불평 불만 하지 않고, 자기 자랑도 하지 않고. 게다가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며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도 잘해야 하는 선배가 되어야할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