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영화 첫 주연작 시사회 다음날 할머니 돌아가셔…슬펐다"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 주연 [N인터뷰]제공 YY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지훈이 첫 스크린 주연작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감독 이영국) 주연 박지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엄마 미연(김정난 분)과 국숫집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기훈(박지훈 분)이 어느 날 엄마의 병이 발견되고 연락이 끊긴 동생 지은(김보영 분)과 재회하는 과정 속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가족 감동 드라마다.

박지훈은 극 중 미연의 아들 기훈 역을 맡았다. 기훈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 데뷔 꿈을 이루려는 동생 지은이 집을 나가자 홀로 엄마를 보살피며 함께 국숫집을 운영해가는 인물로, 엄마의 알츠하이머 투병 이후 꿋꿋하게 곁을 지켜오지만 점점 악화되는 병으로 인해 힘들어하게 된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지훈은 "할머니가 치매를 앓으셨다"며 "추석에 일화가 있는데 지난 추석에 마지막에 뵀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고모와 고모부들이 할머니에게 '지훈이 오면 용돈을 줘라'라고 하시면서 할머니께 5만원권을 쥐어드렸고, 할머니가 5만원권을 손에 쥐고 주무셨다"며 "제가 일정 끝나고 늦어서 다음 날에 일찍 찾아뵀는데 할머니가 저를 기억을 못하셔서 5만원권을 못 주셨다, 마음이 너무 속상해서 그걸 못 뵀는데 그러다 스케줄 중에 최근 돌아가셨다"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작품 시사회 다음 날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며 "딱 다음날 돌아가셔서 '개봉하시고 영화 봐주시고 돌아가시지' 정말 속상하고 슬펐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때문에 치매 소재가 낯설지 않았겠지만 박지훈은 "그것 때문에 도전을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을 한 건 말 그대로 정말 '우리 가족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할머니에게 치매가 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정말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후반부 감정신에 대해서는 "어머니를 가두고 방문을 걸어 잠글 때, 그때 감정이 좋았던 것 같다"며 "아버지 사진 보여주면서 냉장고 앞에서의 독백할 때가 가장 몰입이 잘 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저의 모습을 보여주자 하면서 연기했다했다"며 "뒤풀이 때 '약한 영웅' 팀들이 왔었는데 배나라 형이형이 '그냥 너던데?'라고 말해줘서 잘 보여준 건가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캐릭터가 어렵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오히려 특별한 게 없어서 어려웠다, 그것에 대한 해답은 '그냥 나를 보여주자' '기훈이는 박지훈이다'라고 생각한 게 답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지훈은 실제로도 다정한 아들이라고.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저를 많이 밀어주셨다"며 "그러다 보니 어머니와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듬직하고 잘 챙기는 게 저와 닮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