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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드론 날리다 할리우드 진출, 이젠 한국에 힘 보탤래요"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0-13
[29th BIFF] 스티븐 오 XM2 대표 인터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만난 스티븐 오 XM2 대표. 한국 영화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스티븐 오
"사실 할리우드가 문을 두드린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한 번 들어가서 믿음을 쌓기 시작하면 되는데 거기까지 가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우린 짧은 시간 안에 그래도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신뢰받는 업체가 됐다. 그 과정에서 쌓아온 유산을 이젠 한국영화계에 나누고 싶다."

취미로 모형 헬기를 날리던 공학도가 할리우드 입성 10년께 굴지의 최대 제작사와 협업하는 존재가 됐다. 재호동포 스티븐 오(한국이름: 오창원, 1974년생)는 호주 멜버른과 미국 LA, 애틀란타, 런던 등 4개 지사를 두고 있는 엑스엠2(아래 XM2)의 대표다. 최근엔 서울 성수동에도 지사를 마련해 인천에 건립 예정인 대규모 촬영 단지 사업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지난 4일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본인이 이룩해 온 과업을 설명하며, 한국영화 관련 협업계획을 밝혔다.

집요함의 끝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파트 원>의 한 장면. 배우 톰 크루즈가 바이크 한 대에 의지해 절벽에서 낙하하는 장면은 영화 스턴트사에 길이 남을 순간 중 하나였다. 그 24초의 장면을 위해 한국 돈으로 약 200억 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바이크가 솟아오르다 급강하하는 장면을 바로 오 대표의 XM2가 개발한 특수 드론으로 촬영했다.

이뿐이 아니다.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존 윅4>,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007 노타임 투 다이> 등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XM2 기술이 사용됐다. 특정 작품을 위해 최근엔 100kg 무게를 지탱하면서 최고 시속 190km까지 낼 수 있는 고속 드론을 개발하기도 했다. 여타 경쟁 업체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시도들이며, 짧은 시간 안에 할리우드 최고의 특수 촬영 전문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사실 그전까지 XM2는 광고 회사였다. 제가 공대 출신이기도 하고 취미로 모형 헬기를 날리곤 했는데, 카메라를 단 모형 드론을 개인용으로 개발했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촬영 감독님이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같이 해보자고 제안주신 게 할리우드 첫 작품이었다.

그때 호주에서 촬영하는데 처음엔 카메라 스태프들이 우릴 무시했다. 4K 카메라를 처음엔 달고 드론을 날렸는데 화질이 더 좋고 더 큰 알렉사 카메라를 감독이 원하더라. 3주만 시간을 달라 해서 40kg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걸 개발했다. 원래 3주만 일하고 빠질 거였는데 6개월 내내 함께하게 됐다. 나중에 디즈니에서 결과물을 너무 좋아해서 LA에 지사를 차리라고 하더라. 그게 우리의 첫 할리우드 입성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촬영 당시 톰 크루즈의 바이크 액션. XM2 드론으로 특수 촬영하던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오 대표의 성공 비결은 다름 아닌 창의력과 과감한 시도였다. 그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꼭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편이었다. 지금 우리가 인터뷰하고 있는 이 호텔 카페도 제가 들어오면서 의자 배치를 바꾸고 싶더라"며 "사실 좋은 아이디어는 실행하기에도 쉽다. 시람들이 어렵게 생각해서 시도조차 못하는 것"이라 말했다.

태권도 사범이었던 아버지가 1971년 호주에 정착한 후 그곳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스키점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겼던 오 대표는 본인 또한 자연스럽게 태권도 사범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키점프 중 큰 부상을 당했다.

"네 번의 수술을 받았고, 더 이상 운동을 못 하게 됐다. 대학교 입학도 보류한 상태였는데 아는 형이 관광 가이드를 권하셨다. 일반 가이드는 아니고, 변호사 세미나나 기업 행사, 의사분들 모임 등을 맡아서 하는 식이었다. 한국어를 제가 거의 못했는데 오히려 인기가 좋았다. 그러다가 어느 촬영팀이 멜버른에 온대서 운전을 맡게 됐고, 그게 배우 심은하씨가 출연한 광고였다.

식물원 촬영이었는데 현지에서 허가를 못 받고 있는 모습에 답답해서 제가 허가를 받아오니 깜짝 놀라시더라. 그때 감독님이 일 좀 배워보라고 제안하셔서 촬영과 광고 일을 배우게 됐다. 그러다가 한 현장에서 어떤 필름 카메라가 망가져 있는데 제가 가져가서 고쳐놓으니 호주 로케이션에서 소문이 났더라. 영어도 잘하는데 로케이션 관리도 하고 카메라도 만질 줄 안다고. 그 직후 스테디 캠, 크레인 캠 등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기반이 됐다."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촬영 당시.ⓒ 스티븐 오
"한국, 제2의 할리우드 스튜디오로 발돋움하길"

영화 <1947 보스톤>을 시작으로 <하얼빈>, 최근 나홍진 감독의 <호프>까지 스티븐 오 대표는 한국 영화와도 접촉을 넓혀가고 있었다. 앞서 3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서 열린 한 포럼에서도 한국영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1947 보스톤> 호주 현지 촬영 때 연을 맺게 된 후 알음알음 소개되기 시작한 사연을 그는 전했다.

"카메라를 매달고 달리는 암카를 현지에서 대여했는데 막상 그걸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더라. 아마 문화 차이일 것 같은데, 한국에선 대여를 했으니 호주에서 기사가 올 줄 알았나 보더라. 근데 호주에선 대여만 해주거든. 다들 당황해 하고 있을 때 제가 운전을 해드렸다. 1개월 촬영 동안 다 해드리니 강제규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XM2 장비를 그 촬영 때 대여해서 쓰기 시작하셨다.

2년전에는 몽골에서 촬영하는데 알렉사 65라는 카메라를 달 수 있는 드론이 필요하다더라. 홍경표 감독님 사무실 요청이었는데 그 영화가 <하얼빈>이었다. 고비 사막에서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쳤다. 나홍진 감독님 작품에서도 호흡이 좋았다. 이런 인연으로 한국영화 특수촬영에 꾸준히 협업하고 싶다."

인터뷰 말미 그는 "한국에서의 작업이 분명 할리우드보단 돈이 덜 될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요리를 맛보는 느낌이 들고 정이 간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제2 할리우드가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최근 미국 허리케인 재난으로 홍수가 났을 때 통신사 버라이즌에 긴급 드론을 급파한 그는 자신의 기술이 재난 상황에서도 활용되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땅 위로 전기를 끌어올려 임시 기지국 역할을 한 드론처럼, 한국영화 및 세계시장에서도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였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촬영 당시 XM2의 스티본 오 대표와 배우 조니 뎁의 모습.ⓒ 스티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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