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②
영화 '더 킬러스' 순경 역‘더 킬러스' 배우 김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인터뷰】 ②에 계속>(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김민(25)은 자신이 나온 장면들을 볼 때마다 아쉬워서 잔상이 남는다고 했다. "더 잘할 수는 없었을까" 고민하게 된다고. 지난달 개봉한 영화 '더 킬러스'를 떠올릴 때도 그런 마음이 가장 크다.
'더 킬러스'는 헤밍웨이 단편소설 '더 킬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감독들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이명세 감독이 총괄 크리에이티브를 맡았고 그와 함께 김종관 감독, 노덕 감독, 장항준 감독이 각각 한 편씩 단편을 연출했다. 김민은 이 영화의 세 번째 에피소드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 출연했다.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는 아쉬운 점, 단점만 보여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주변 지인들과 회사 분들의 반응이 괜찮아 걱정을 덜 해도 되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리바운드'(2023)에 이어서 또 한 번 김민의 가능성과 매력을 믿어주고 캐스팅한 장항준 감독은 친구처럼 좋아하면서도 감독으로서 존경해 마지않는 인물이다. 김민은 장 감독의 차기작 '왕과 사는 남자'에도 캐스팅됐는데 무려 세 작품을 장 감독과 연이어 함께 하게 됐다.
‘더 '더 킬러스' 배우 김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장항준 감독님은 저의 유연함을 봐주시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유연함, 사람으로서의 유연함 같은 것들이요. 가끔 감독님의 칭찬을 들으면 부끄럽기도 해요. 대본을 파고드는 분석 능력이 좋다고 말씀해 주실 때도 있었고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던졌을 때 '역시 한예종이네' 하면서 장난을 치세요. 그러면 제가 '제발 장난 좀 그만하시라'고 받아치죠. 그렇게 서로 장난을 자주 쳐요."
장항준 감독이 장난에 써먹을 만큼, 김민이 졸업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영화계에서는 스타들을 많이 배출한 명성이 있는 학교다. 그중에서도 '전설의 10학번'이라 불리는 배우 김고은, 이상이, 안은진, 이유영, 박소담이 유명하다. 더불어 이희준, 이제훈, 변요한, 박정민, 진선규, 임지연, 한예리 등 연기파 배우들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더 킬러스' 배우 김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더 킬러스' 배우 김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학교에 다닐 때부터 선배님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셨으니 너무 존경스럽죠. 그런데 저는 우리 학교 출신 스타들에 대한 울렁증이 좀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서 그런지 만나면 되게 떨리거든요. 학교 다닐 때는 10학번 선배님들을 목표 삼기도 했어요. 동기들이랑 우리도 10학번 버금가는 학번 동기가 돼서 서로 도와주고 힘내고 작품도 하자고, 서로 '으쌰으쌰' 많이 했었어요. (웃음)"
이제 데뷔한 지 3년 차. 김민은 아직 걸어온 길보다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많다. 동명이인이 많아 헷갈릴 수 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본명 '김민'으로 계속 활동하며 이름을 알리고 싶다. '롤모델'처럼 삼고 있는 배우 선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박정민, 최우식을 언급했다.
"박정민 선배, 최우식 선배님을 되게 좋아해요. 작품 선택과 캐릭터 스펙트럼 면에서 두 분처럼 하고 싶어요. ('리바운드'에서 함께 한)(안)재홍이 형도 너무 존경해요. 재홍이 형이 (작품에) 나올 때마다 다 보거든요. 맨날 연락해서 '이번에도 형님 대단하십니다' 말씀드려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시죠."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영화 '바람'(2009)이었다. 하고 싶은 게 없었던 학창 시절, '바람'을 보고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처음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다. 모든 일의 시작이 된 '바람'. 그는 '리바운드'에서 부산 사투리를 연습할 때도 '바람'을 교재 삼아 연습했다고 했다.
"오디오로 이동할 때도 계속 그냥 '바람'을 틀어놓고 눈 감고 계속 대사를 들었어요. 따라 해보기도 하고요. 리얼한 사투리잖아요. 그래서 '바람'대로만 사투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더 킬러스' 배우 김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캐릭터마다 칭찬을 들었지만, 정작 김민은 돌아보면 항상 후회가 남고 자괴감이 든다며 신인 배우로서의 고민을 밝혔다. 그저 차기작 '왕과 사는 남자'에 집중하며 이 시기를 뚫고 나아갈 것이다.
"스무살까지는 마냥 연기가 재밌었어요. 학교에서 연습하는 시간도 재밌고요. 그러다 군대에 가서 연기를 더 갈망하게 됐어요. 다녀오고 나서는 이 작업이 섬세하고 어려운 작업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답이 없겠죠. 차기작을 위해서 선배님들이 출연하신 사극을 많이 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관상'과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봤어요. 사극 대사를 어떻게 처리하시고 어떻게 연기하셨는지를 보면서 공부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