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경,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듣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그 이름,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배우 홍경이 돌아온다.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이다.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로, 홍경은 첫사랑에 빠지는 ‘용준’으로 분한다.
“너무 설레어요. 20대 배우들이 20대 사랑 얘기로 관객들을 만나는 터라 기대도 많이 되고요. 극 중 ‘용준’의 순수한 마음에 호기심이 가서 이 작품을 선택했는데요. 전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용감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반면 ‘여름’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을 보면서 굉장히 부러웠고, 그 마음이 무엇인지 찾아나가고 싶었어요. 그 마음이 온전히 좋았고, 절 돌아보게 했고요.”
홍경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청설’로 만난 노윤서, 김민주에 대한 믿음과 배우로서 가치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줬다.
영화 ‘청설’ 속 홍경(위)과 노윤서.■“노윤서와 첫 키스신, 그때 온도와 공기 다 기억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풋풋한 러브라인을 보여준다. 노윤서와 20대 푸르른 청춘의 얼굴을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노윤서는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좋은 발자국을 남긴 배우라고 생각해요. 슈퍼 커리어잖아요. 막상 만나보니 진짜 총명하고 명료한 사람이에요. 뭘 해야하는지 분명히 아는 똑똑한 사람이죠. 이 작품을 대하는 자세도 남달랐고요. 스태프들과 호흡하는 것 역시 리더십 있고, 저 역시 영향을 받았고요.”
배우 홍경,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노윤서와 키스신은 너무나도 말랑말랑했다.
“대본에 ‘입을 맞춘다’고 적혀 있었는데 ‘용준’에겐 첫키스일 것 같더라고요. 그럼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는데 실제로 떨리던데요. 어떻게 다가가야하는지 생각하니 ‘키스’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서서히 다가갔죠. 전 그때 온도와 공기까지 다 기억나요. 처음이란 걸 최대한 느끼려고 노력했고요.”
‘가을’ 역의 김민주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유연하더라고요. 우리 영화엔 자극적인 갈등 구조나 큰 사건이 없는데 그걸 ‘가을’ 역의 김민주가 만들어 가더라고요. 관객으로서도 그걸 보는 게 훨씬 더 마음이 불편하고 마음 졸이게 되던 걸요. 김민주가 감정대로 흘러가며 폭발시키는데 정말 깊이가 있었어요. 집중도가 정말 높은 배우였고, 그런 점에서 굉장히 놀라웠죠.”
배우 홍경,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수어 연기, 몸의 움직임을 배었죠”
그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로 연기한다. 음성이 아닌 손짓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면에서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더 넓힐 수 있었다는 그다.
“수어를 하는 데에 있어서 얼굴 표정에 노고가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카메라에 내 얼굴이 어떻기 비치는지 신경쓰지 않았는데요. 제 몸이 수어를 그대로 느끼게 내버려두자란 마음 뿐이었어요.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제가 얻는 게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거든요.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더하는 것들이 표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수어를 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부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나름대로 노력했어요.”
지난 2017년 KBS2 ‘학교2017’로 데뷔한 그는 2021년 영화 ‘결백’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타면서 단숨에 ‘슈퍼루키’로 떠올랐다. 이후 넷플릭스 ‘D.P.’, 웨이브 ‘약한영웅 클래스1’ SBS ‘악귀’ 등 히트작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배우 홍경,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솔직하게 감사한 지난날이지만 아쉬운 것도 많아요. 내가 의미있는 걸 남겼나, 의심되는 순간들도 많았거든요. 배우로서 이루고픈 열망 자체가 엄청 컸기 때문에 뭔가 맹렬하게 쫓았는데 되돌아보면 내가 잘한 건가 싶거든요. 홍경이란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찰나의 감정들을 쌓아오다 어떤 캐릭터들을 만나면 터뜨리고 싶은데, 그런 종류의 감정들을 잘 쫓아왔는지 항상 고민이었죠.”
지난날은 지난날로 남겨두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는 순간이다.
“맞아요.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30대 땐 30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자고요. 지금 20대 끝자락에서 ‘굿뉴스’란 작품을 작업하고 있는데, 그걸 통해서 제 지문을 잘 남겨보자는 마음 뿐이에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 남기지 않게요. 제 나이의 배역을 통해 그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뜨거움을 제 마음 온전히 바쳐 보여주고 싶거든요. 제가 유난 떠는 걸 수도 있고, 생각이 또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나아가고 싶네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