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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th BIFF] 칸이 선택한 감독 미겔 고메스 "현실과 환상 다루는 게 영화의 미덕" (종합)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0-05
'그랜드 투어'로 7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미겔 고메스 감독 전작 상영


(MHN스포츠 부산, 장민수 기자) 영화 '그랜드 투어'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 감독이 부산을 찾았다. 영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니, 칸이 선택할 만했구나 싶다.

지난 4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그랜드 투어' 미겔 고메스 감독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포르투갈 출신의 고메스 감독은 리스본영화연극학교를 졸업한 후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여러 편의 단편을 만든 후 '네게 마땅한 얼굴'(2004)로 장편 데뷔했으며, 두 번째 장편 '친애하는 8월'(2008)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타부'(2012), '천일야화'(2015) 3부작 등을 통해 거장으로의 입지를 다졌으며, '그랜드 투어'(2024)를 통해 올해 7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서 미겔 고메스 감독의 영화 전편을 상영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그랜드 투어'다. 영화는 1918년, 버마(미얀마)에 파견된 영국 공무원 에드워드(곤살로 와딩턴)와 그의 약혼녀 몰리(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의 이야기다. 에드워드는 결혼이 두려워 몰리를 피해 아시아 각국으로 도망치듯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런 그를 몰리 역시 집요하게 따라간다. 

고메스 감독은 "20세기에 나온 서머셋 몸의 책을 하나 읽었다. 소설 속 남자가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여행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책에서는 두 사람이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 실화인지 조사했는데 단서를 찾지는 못했고, 결국 픽션으로 받아들였다. 겁쟁이 남자와 고집스러운 여자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했다. 거기서 영화가 출발했다"라며 "더 관심이 갔던 건 책을 읽었을 때 나도 막 결혼하려던 즈음이었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라고 덧붙였다.

두 인물의 추격전 아닌 추격전이 펼쳐진다. 그러나 영화의 핵심은 그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여행기에 가깝다. 인형극, 노래방, 거리와 건물, 자연까지. 극의 배경인 20세기 초 각국의 모습뿐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대의 모습까지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미지로 담아냈다.  



고메스 감독은 "영화는 여행에 대한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러 공간으로의 여행이자 시간의 여행, 언어의 여행이기도 하다. 그런 점이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영화 속 이미지들은 대부분 고메스 감독이 직접 스태프들과 함께 여행하며 촬영한 아카이브였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시나리오 작업 전에 아시아에서 우리들의 그랜드 투어 기록으로 시작했다. 촬영한 것에 반응하며 픽션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 이미지에 반응해서 각본을 썼다"라고 과정을 전했다.

다만 여정의 마지막 장소인 중국에서는 촬영할 수 없었다. 촬영을 진행 중이던 2020년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시기였다.

고메스 감독은 "고베에서 배를 타고 상해로 가려 했는데 취소가 됐다. 중국 프로듀서가 무슨 수를 써도 못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여행을 중단해야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영화에서 그 부분만 유일하게 원격으로 촬영했다. 국경 개방 때까지 2년을 기다렸는데 결국 포기하고 중국 스태프들이 찍도록 했다"라며 중국 현지 스태프들과 원격으로 통신하며 원하는 장면들을 촬영하는 "초현실적인 촬영 방식"을 거쳤다고 돌아봤다.

중국, 일본은 등장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찾아볼 수 없다. 고메스 감독은 "국가는 책에서의 여정을 따라가며 선정했다. 책에 한국은 없어서 등장하지 못하게 됐다"라며 "악감정은 전혀 없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미지를 담아낸 방식도 눈여겨볼 요소다. 일부 현대의 이미지는 컬러로 그려지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거의 시간은 흑백 이미지로 표현됐다. 고메스 감독은 이에 "스튜디오에서 옛날 방식으로 작업해야 했고, 여러 장소에서 촬영된 것들을 사용했다. 그런 이미지를 통합하려면 흑백이 더 좋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흑백이 덜 날카롭게 나온다. 특유의 질감도 있다. 아시아의 모습 푸티지를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생각했다. 16mm 카메라가 더 낫다고 봤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찍는 것과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것을 같이 해야 했다. 조화롭게 하려면 흑백이 더 낫다고 봤다"라고 덧붙였다.

서양인들이 동양의 국가들을 여행하는 이야기지만, 영화에는 문화에 대한 가치 평가는 없다. 그저 그곳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찍어 보여줄 뿐. 고메스 감독은 "국가마다 다양한 걸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다른 우주를 갖고 있는 거다"라며 모든 문화를 존중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렇기에 영화를 통해 문화에 대한 특별한 의미나 비판적 시각도 담지 않았다. 그는 "아시아든 포르투갈이든 나는 내 시각으로 촬영하게 된다. 그걸 아시아 관객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에는 그냥 보이는 걸 그대로 넣어 다뤘다"라며 "결국은 관객들의 몫이다. 사람마다 다른게 받아들일 수 있다. 멍청한 영화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어떤 의미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길 당부했다.



흑백과 컬러,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현실과 환상. 고메스 감독은 대비되는 요소들을 한데 어우러지도록 하길 원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담아낸 게 '그랜드 투어'다. 어쩌면 그런 새롭고도 꾸준한 시도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는 "영화는 현실과 환상을 모두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그게 영화의 미덕이다. 일상생활을 현실적으로 찍을 수 있고, 새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둘 중 하나를 왜 포기해야 할까. 다 한데 모으는 작업을 하고 싶다"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연합뉴스, 영화 '그랜드투어'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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