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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짜증도 받아주는 회사, 어딘가 있지 않을까요?"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09-24
[인터뷰] 영화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미야케 쇼는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감독이다. 그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20),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3)으로 전 세계적인 이름을 알렸다. 16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질감과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 영화적인 순간을 만들어 내는 독보적인 시선을 지녔다.

신작 <새벽의 모든>은 한 달에 한 번 PMS(월경 증후군)를 겪고 있는 여성과 늘 공황장애를 안고 사는 남성의 따뜻한 관계와 일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세오 마이코의 동명 소설 속 설정과 에피소드를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미야케 쇼만의 해석으로 반짝임을 더해 깊어졌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새벽의 모든>은 한국에서 지난 18일 개봉했다.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한 미야케 쇼를 미디어 캐슬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필름 고집... 관객에게 특별한 선물 주고파"

 미야케 쇼 감독ⓒ 미디어캐슬
- <새벽의 모든>은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원작과의 차이점과 각색 주안점이 있다면.
"원작 소설을 읽으며 여러 번 웃었는데 매력적인 두 주인공의 캐릭터성과 행동에 감동했다. 각색 주안점은 캐릭터와 쿠리타 과학(극중 회사 이름)의 분위기였다. 영화는 심인성 질환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즉,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강조하려고 했다."

- 전작에 이어 이번 영화도 16mm 필름으로 찍었다. 디지털 시대에 필름 영화를 고집하는 소신이 있는 건가.
"16mm의 특별한 질감에 집착하는 것도 있다(웃음). 필름으로 촬영해 보면 같은 16mm도 여러 질감이 표현 가능함을 느끼게 된다. 여러 가능성을 창출할 영감도 떠오른다. 스마트폰 하나로 고퀄리티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런 영상물이 넘쳐나는 세상 아닌가.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제 영화를 볼 때만은 신선한 감성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취지다."

- 흔히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면 로맨스를 떠올린다. 영화에서 이들을 친구·동료로만 이끌고 가는 이유가 있나.
"남녀의 로맨스물은 흔해서 굳이 제가 만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웃음). 이성 간에도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기쁨을 나누는 경우를 종종 봤기에 로맨스 장르로 빠지지 않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초반 예상을 빗나가게 한다면 관객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 사람이 범인이겠다'라고 생각했다가 인상이 바뀌는 순간일 거다. 연애 없이도 두 사람은 충분히 행복할 테니,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썼다."

- 둘의 관계를 간단히 정리한다면.
"간단하게 표현하면 동료다. 생각보다 동료와 지내는 시간이 가족, 연인과 지내는 시간보다 많다. 좋은 동료를 만나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이번 작품을 통해 '동료'라는 말을 좋아하게 됐다. 서로 신뢰와 존경이 있으면 편안하고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이 만들어진다."

- 영화 속 후지사와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끓어오르는 짜증과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막말을 일삼고, 야마조에는 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몰라 전전긍긍하지만 이들의 직장인 '쿠리타 과학'에서는 이점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실은 더 차갑겠지만. 일부 쿠리타 과학 같은 회사가 존재하리라 믿는다. 단순한 대답이라 죄송한데 그저 좋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한다면 일에서 기쁨을 찾고 행복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평소의 제 인식이 영화에서 직접적인 메시지로 표현된 게 아닐까 싶다."

- 둘은 회사 안에서 서로를 돌봐주며 챙긴다. 회사 직원들도 천사표다.
"쿠리타 과학의 사원을 연기할 배우 캐스팅이 중요해서 시간과 공을 들였다. 언뜻 보기에는 별 볼 일 없고 지루해 보여도 같이 일하면 즐거운 사람들이다. 주인공이 원하는 일을 못 하는 상황을 지금 일본 사회로 확장해 보면 어떨지 생각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인물이 필요했다."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

 미야케 쇼 감독ⓒ 장혜령
-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 엔딩크레딧도 좋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인생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촬영 장소가 결정됐을 때 떠올린 이미지다. 한 사람이 주인공인 게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자유롭게 지내는 모습이 영화의 마무리에 어울린다고 봤다."

- 일본 힙합 뮤지션 하이스펙(Hi'Spec)의 음악이 극중 분위기와 묘한 어울림을 준다. 처음 음악을 듣고 "유령이 다가온다"라고 말했다고 들었다.
"처음 음악을 듣고 파도나 파동 같다는 간단한 느낌을 전달했더니 완성도를 끌어올려 지금의 음악이 됐다. 하이스펙의 재능이 음악을 이끌고 간 셈이다. 다만 유령이란 표현을 쓴 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의미였다."

- 중학교 3학년 때 단편 <1999>를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작중 두 명의 중학생이 쿠리타 과학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어 감독의 분신 같아 보이기도 한다.
"즐겁다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영화 만드는 게 재밌다. 모두가 영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을 정도다. 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겠지만 각자의 영화를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두 명의 중학생이 내 분신까지는 아니다. 중학생 때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모르는 것투성이고 호기심도 많은 나이 아닌가. 스스로 두뇌를 풀 회전 시켜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때다. 저의 중학생 때 마음을 빗댄 그저 진지하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등장인물일 뿐이다. (웃음)"

- 일본의 젊은 거장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나. 이제 40대에 접어들었다.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그 말(차세대 거장)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웃음) 신경 쓴다면 그게 부담이 될 것 같다. 항상 잘 모르는 분야를 조사하는 걸 즐기는데 그게 영화의 바탕이 되는 것 같다. 지금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그 에너지를 유지할 때까지 힘닿는 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목표다. 이렇게 말하니 거창하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웃음)

관객이 극장을 찾는 이유와 같다. 관객도 나와 다른 사람의 삶, 잘 모르는 이야기를 보러 극장에 가는 거다. 미지의 것을 알려는 호기심 충족이 제가 영화를 만드는 근본과 맞닿아 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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