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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베테랑’ 류승완이 묻는다… 죽일놈 죽인다고 정의인가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09-11
CJ ENM 제공

■ 9년 만의 속편 ‘베테랑2’

1편선 의심의 여지없는 악당에 대한 경쾌한 응징

2편선 악당만 골라 죽이는 살인범 놓고 내적갈등

흥행 공식 탈피 ‘모험’ 선택… 감각적 액션 돋보여

류승완 감독 “선악 대결 아닌 정의와 신념의 충돌”


CJ ENM 제공

임산부를 죽이고, 한 가정을 절망에 빠뜨린 ‘살인범’이 당시 심신미약이었음을 이유로 짧은 형기만 마치고 풀려난다. 유튜브 채널들은 일제히 “죽일 놈이 풀려났다”고 떠들고, 대중은 분개한다. 엉뚱하게도 살인범을 잡아넣은 서도철(황정민)의 수사팀이 그의 경호를 맡게 된다. 사법체제의 빈틈으로 빠져나온 악당을 골라 죽이는 ‘해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13일 개봉)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사이버레커에 따라 여론이 휩쓸리고, 공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사적 제재를 열망하는 이 시대에 죽일 놈을 죽이는 게 과연 정의일까?

이 고민이 ‘베테랑2’를 전편과 완전히 다른 영화로 만들었다. 1편이 조태오(유아인)로 대표되는 대기업 재벌가의 횡포와 경찰 서도철의 전면전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 서도철은 내면의 적과 싸운다. 악당인 게 분명해 일말의 고민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던 전편의 서도철 대신 고민하고 안타까워하는 인간 서도철의 얼굴이 자주 보인다. 경쾌한 응징으로 카타르시스를 줬던 1편에 비해 2편의 분위기는 어둡고, 곱씹을 대목이 많다. 류 감독은 9일 시사회에서 “선과 악이 아니라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도를 지향했다”며 “속 시원한 해답보다 우리 사회 현상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류 감독은 사적 복수를 자행하는 연쇄살인범 해치의 실체를 일찌감치 드러내며 누가 빌런인지 찾는 영화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영화의 관심은 해치를 쫓는 데 있지 않다. 해치를 마주한 서도철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서도철이 혼란을 겪는 이유는 연쇄살인범 해치가 ‘나쁜 놈을 찢어 죽이고 싶은’ 자신의 마음이 표면화된 ‘거울’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 초반 서도철이 말할 때 막내 박선우(정해인)가 거울 속에 비친 이미지로 나오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1편에서 법의 사각지대에서 활보하는 재벌가의 만행을 정조준했던 류 감독은 이번엔 최근 논란이 됐던 사이버레커 문제를 겨냥했다. 경찰 입장에선 연쇄살인범인 해치가 사이버레커들에겐 정의의 수호자로 추앙받는다. 실체와 상관없이 쉽게 영웅화되고 순식간에 여론이 휩쓸리는 세태가 담겼다. 류 감독은 “사건의 여러 측면을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면만 보고 소비하는 시대”라며 “편리함과 진실을 맞바꾸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영화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의 깊어진 고민만큼 영화는 어두워졌다. 어두운 누아르에서 코믹액션물로 밝아진 ‘범죄도시’ 시리즈와 반대의 길을 걷게 된 것. 류 감독은 “전편의 성공을 재탕하고 싶진 않았다”며 “영화와 영화 속 인물을 아낀다면 모험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작품이 성공하면 검증된 흥행 공식 따라 찍기 바쁜 충무로의 고질병에서 벗어난 그의 도전은 반갑다.

다만 이야기가 느슨한 점은 아쉽다. 나쁜 놈 때려잡고 하하 웃는 ‘범죄도시’식 단순함을 지양하고 싶었다면, 인물의 동기와 사건의 해결 과정이 보다 촘촘하게 담겼어야 했다. 해치가 서도철에게 제시하는 마지막 윤리적 딜레마 상황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다크나이트’와 기시감이 든다. 해치가 쳐놓은 덫에서 서도철은 과연 누구를 구할 것인가. 긴장된 상황에서 ‘짠’하고 등장하는 팀원들의 존재는 반갑지만, 다소 맥이 빠진다.

충무로 액션 원톱인 류 감독의 영화답게 액션 장면은 하나같이 훌륭하다. 불법 도박장을 단속하는 오프닝 슬랩스틱이나 애크러배틱한 남산 추격전은 무성영화 스타 버스터 키튼에 대한 류 감독의 경의가 묻어난다. 비가 쏟아지는 옥상에서의 수중 액션은 한국 격투 액션의 최대치를 선사한다. 액션이 너무 감각적이고 화려해서 우직한 맛의 ‘베테랑’ 시리즈와 이질감이 느껴질 순 있다.

살인범을 “누가 대신 좀 죽여줬으면 좋겠다”고 푸념하던 서도철은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냐”고 일갈하는 데까지 변화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눈탱이가 밤탱이’ 되도록 몸을 사리지 않는 평범한 영웅 서도철의 미덕이 빛을 발한다. 법의 테두리 하에서 사건을 해결한 뒤, 집으로 돌아온 서도철은 “아빠가 생각이 짧았다”며 아들에게 사과를 건넨다. 보글보글 끓인 라면 한 젓가락을 나누면서. 평범한 영웅이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법.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류승완식 결론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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